• 화장품, 정제수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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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가 온다. 우주로 위성을 쏘아 보내고, 전 세계 7번째의 위성 보유국이 되었건만, 와야 할 때에 비가 오지 않으면 여전히 어찌할 도리가 없다. 주저앉아 비가 오기만을 그저 빌고 또 빌었다. 물. 어린 시절, 농으로 주고받던 ‘미래에는 돈을 물 주고 사 먹는대’ 라던 말은 현실이 되다 못해, 나면서부터 물은 사 먹어야 하는 줄 알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다.



물은 공짜가 아니다. 화장품 원료로써의 물도 당연하다. 단순 수도세의 개념이 아니다. 오랜 가뭄을 해갈할 비님도 오시니, 오늘은 화장품에서 실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무가치한 불순물 취급이나 받는 정제수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 화장품에 쓰이는 것이 단순한 물이 아니라, 정제수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정제수로 적겠다.


모든 화장품 뒷면에 등장하는 단어 '정제수'

정제수는 화장품의 부피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오해를 산다. 틀렸다. 화장품의 원료가 되는 것들을 안정적으로 녹일 수 있는 수상의 용매이기에 사용한다. 된장찌개를 끓이면서 생수를 사용한다고 된장 고유의 성분을 희석하기 위해 물을 탔다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적절한 농도일 때 좋은 맛이 나는 것처럼, 다양한 원료 (성분이라고 부르는)들 또한 제 역할을 하기 좋은 농도가 있고, 그 농도를 맞추기 위해 용매가 필요하다.



물은 화장품의 품질과도 관련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더 순도가 높은 물일수록 화장품의 품질도 좋아진다. 정제수가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 독소, 오염물질, 미생물 등이 없고 각종 이온들이 걸러진 진짜 ‘순수한 물’만이 화장품의 제조에 쓰일 수 있다. 식약처에서는 화장품 제조사에 오염을 거르고, 살균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물 공급 설비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인 CGMP가 이런 부분들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이다. 



1. 깨끗한 수돗물, 상수가 부유물을 제거하는 모래 필터를 지난다.

2. 그다음,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의 이온을 제거하는 연수 장치를 지난다.

3. 활성탄 필터를 지나면서 염소가 제거되고,

4. UV 램프를 지나며 살균이 이루어진다.

5. 역삼투막을 거쳐 유기물과 무기물이 제거되고,

6. 카트리지 필터를 거치며 미세물질까지 제거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정제수'가 된다.



더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7. 초순수인 정제수를 보관하는 저장 탱크와, 배관의 관리다. 배관은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야 한다. 미생물의 증식을 막기 위해 온도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8. 이 모든 과정을 거친 정제수가 ‘대한민국약전’이나 ‘의약외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른 성상, 전도율, pH, 순도 등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화장품에 사용될 수 있다. 최근 방문했던 어느 공장은 실제로 pH가 약간 달라진 것 때문에 탱크 하나를 전부 비우고 생산 일정을 조율해야 했다고 한다. 



오늘의 글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온갖 알아듣기 어려운 이온이니, 역삼투니 하는 화학, 물리학 용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이 화장품의 실체다. 실상 화장품 제조의 경쟁력은 생물학이 아닌 화학, 화학공학의 영역에서 판가름 난다. 애초에 자연 상태에서는 절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을 섞어서 안정화한 것이 기초 화장품이다.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이 포함 되어 있으며, 이는 브랜드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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