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여행. 더욱 특별한 설렘.
  • Opinion
  • 2021.10.13. by PIBUPIBU

피부피부 팀에 합류하기 전, 전직장에서 내 주업무는 해외영업이었다. 덕분에 해외 출장을 원없이 다녔다.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닌다고 하면 대부분 ‘멋지다’ 또는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실상은 멋지거나 부러운 삶과는 꽤나 거리가 멀다. 


상하이 정도는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와야 했다. 한 번은 태국에서 밤 11시 비행기로 다음날 아침에 인천공항에 내리고, 다시 바로 다음 날 새벽 5시에 공항 버스를 타고 파리행 아침 비행기를 타는 일정도 있었다. 파리에 도착하면 바로 그날 저녁부터 신제품 쇼케이스 일정을 소화해야했다. 시차 따위는 느낄 틈이 없었고, 혓바늘이 돋고 입술이 텄다.


아침 7시에 호텔을 나서서 하루종일 거래처를 돌며 영업을 하고, 저녁엔 협력사 직원들과 식사를 가장한 영업을 하고, 호텔로 돌아오면 밤 10시였다. 다음날 일정을 준비해야 했기에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어느 날은 정말 그저 몸이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났다. 울면서도 다음날 일정을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아무리 힘들고 고되어도 절대 거르지 않던 나만의 의식이 있다. 밤에는 반드시 반신욕을 했다. 아침에는 짐에서 30분간 운동을 하고 호텔 조식으로 든든한 식사을 챙겼다. 한국에서는 아침밥을 절대 먹지 않았다. 하지만 외부에서 쥐고 흔들어서 더이상 내 것이 아니었던 나의 24시간 중에 절대 침범받지 않는 1시간을 만들고, 그걸로 버텼다. 


그때는 공항에 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싫었다. 여행의 즐거움에 들뜬 사람들 틈에서 신제품 피티 걱정을 하며 꾸역꾸역 라운지 밥을 삼켰다. 그래도 마티나의 국물 떡볶이는 맛있었다.


이직을 하고, 코로나가 터져서 하늘길이 막혀도 한동안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난 어차피 공항 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었으니까. 그렇게 3년째, 국경이 봉쇄된 채 살아가는 것은 의외로 굉장히 힘들었다. 강제로 국경을 넘나들며 하늘길을 다니던 것도 고통이었지만, 단 한 번의 외유도 자유롭게 할 수 없음은 또다른 좌절이었다. 직장 생활 동안 잊고 있었던, 학생 때 경험한 해외여행의 설렘과 즐거움이 점점 더 강하게 되살아났다. 


이제 막혀있던 국경이 다시 열리고 있다. 하늘 길이 뚫리고 비행기는 여행객을 싣고 날고 있다. 갑자기 미친듯이 올라버린 유류할증료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다. 몇 달 길게 미국이나 어디 먼 곳에 다녀오고 싶다. 아니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으니 가볍게 짐 싸서 두어시간의 비행이라도 훌훌 다녀오고 싶다. 캐리어도 필요없이, 배낭 하나 둘러메고. 옷가지 몇 개 대충 개어넣고, 직접 만든 샴푸바, 워시바를 배낭에 대충 때려넣고, 여권이랑 돈만 대충 챙겨서, 짐 부치고 찾는 불편함도 없이 오버헤드빈에 넣어뒀다가 몸만 달랑 다녀오면 되는 그런 여행이 그립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사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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